대신 갚은 497억, 회수율은 28% <>
취약계층 노동자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할 근로복지공단의 생활안정자금 대출 제도가 심각한 재정 건전성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대출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한 근로자를 대신해 공단이 변제한 금액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음에도, 정작 이를 회수하는 비율은 바닥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어기구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공단이 대신 갚아준 생활안정자금 대위변제액은 총 496억 9천900만 원에 달했습니다. 이는 전년도 변제액인 163억 100만 원과 비교할 때 무려 세 배 가까이 급증한 규모입니다. 근로복지공단은 취약 근로자 대출을 보증한 뒤 차주가 채무를 불이행할 경우 금융기관에 원리금을 대리 상환하고 구상권을 행사하지만, 실제 회수율은 지난해 28.1%에 불과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져 지난 7월까지 대위변제된 291억 200만 원 가운데 단 26.5%만이 환수되었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지원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는 부정수급 행태가 만연하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적발된 부정수급 건수는 415건, 금액으로는 39억 6천400만 원에 달해 직전 해 대비 급격히 치솟았습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회수율은 46.0%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며 공적 기금의 누수를 키우고 있습니다.
취약 노동자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귀중한 재정이 부실 관리와 부정 청구로 낭비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대출 심사부터 사후 채권 추심에 이르는 행정 전반의 전면 쇄신이 시급합니다. 부정수급자에게는 엄정한 법적 책임을 묻는 한편, 진정으로 한계에 부딪힌 성실 상환자에게는 조기 채무조정과 신용회복 프로그램을 적극 연계하여 기금 건전성과 복지 실효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할 시점입니다.